Google Gemini 최신 소식 — EU 법무관 "제미나이 답변, 언론사 저작권 침해 가능" (2026.11.05)

EU 최고법원(사법재판소) 청사 전경 출처: Wikimedia Commons “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 Luxembourg 01.jpg” by FrDr (CC BY-SA 4.0)

📌 한 줄 요약: 2026년 11월 3일, EU 최고법원(CJEU) 법무관이 “제미나이가 기사를 가져와 답변을 만들면, 상황에 따라 언론사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는 의견을 냈습니다. 모델 학습은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로 허용되지만, 답변 출력은 별개로 봐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EU에서 생성형 AI 저작권 쟁점이 최고법원까지 올라간 첫 사건이라, 제미나이뿐 아니라 요약형 AI 전반의 기준선이 될 수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11월 3일, 룩셈부르크에서 나온 의견서

사건의 당사자는 헝가리 언론사 Like Company와 구글 아일랜드입니다. Like Company는 자사 뉴스 포털 기사가 제미나이 학습에 쓰였고, 챗봇 답변을 통해 반복적으로 재현·공개됐다며 부다페스트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이 EU 법 해석을 물어 CJEU에 넘긴 것이 사건번호 C-250/25이고, 생성형 AI의 저작권 쟁점을 다루는 첫 CJEU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2026년 11월 3일, CJEU의 제1법무관 마치에이 슈푸나르(Maciej Szpunar) 가 이 사건에 대한 의견(Opinion)을 제출했습니다. 결과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쟁점 법무관 판단
기사로 모델을 학습시키는 행위 공개된 정보라면 TDM(텍스트·데이터 마이닝) 예외로 허용
Like Company 기사가 실제 학습에 쓰였는가 증거 없음 — 이 부분은 구글 손을 들어준 셈
챗봇이 기사를 답변에 재사용하는 행위 특정 조건에서 언론사 권리 침해 가능
침해 판단의 초점 학습이 아니라 출력(답변)

법무관은 “LLM 기반 챗봇이 언론사 웹사이트에서 간행물을 가져와 답변 생성에 재사용하고, 그 답변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때, 특정 상황에서는 언론사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언론사 권리는 보도된 단순한 사실을 보호하지 않고, 특정한 표현 형식만 보호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즉 “기사를 읽고 학습했다”는 것과 “기사 문장을 답변으로 되뱉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구분입니다.

Google Gemini 공식 이미지 출처: Google 공식 Gemini 제품 페이지 대표 이미지 (blog.google)

판단 기준은 세 가지 — 접근·표현·반복

법무관이 제시한 침해 판단 기준은 꽤 구체적입니다. 요약하면 아래 세 축입니다.

① 어떻게 가져왔는가 (접근의 적법성) 페이월 같은 기술적 제한을 우회해서 기사를 확보했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반대로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페이지를 정상적으로 읽은 경우와는 출발선이 다릅니다.

② 무엇을 내놓았는가 (표현의 재현) 답변이 원문의 고유한 표현을 식별 가능한 형태로 재현했는지가 기준입니다. 사실만 전달했다면 언론사 권리 침해로 보기 어렵지만, 원문 문장 구조와 표현이 그대로 살아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③ 얼마나 반복되는가 (공중전달) 관련 질의에 대해 이런 재현이 체계적으로 반복되면, 언론사의 공중전달권까지 침해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한 번의 우연한 인용이 아니라 제품이 그렇게 설계돼 있는지가 쟁점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책임론이 하나 더 붙습니다. 법무관은 이런 관행이 사업모델에 내재해 있거나, 제공자가 이를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효과적으로 이행하지 않았을 때 챗봇 사업자에게 책임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모델이 그랬다”가 아니라 “그렇게 작동하도록 만들었다”를 묻는 구조입니다.

구글의 반응 — “우리는 복제하지 않는다”

구글 대변인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Gemini는 콘텐츠를 복제하기보다 원본 출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언어 패턴을 학습합니다. 권리자가 명확한 선택과 옵트아웃을 할 수 있도록 폭넓은 퍼블리셔 컨트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구글은 법무관 의견이 “공개된 정보에 대한 AI 학습을 EU 법이 허용한다” 는 점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반겼습니다. 실제로 이번 의견에서 구글에 가장 유리한 대목은 학습 부분입니다. TDM 예외가 유지된다는 확인은 EU에서 모델을 돌리는 모든 사업자에게 중요한 안전판입니다.

문제는 나머지 절반입니다. 구글이 강조하는 “옵트아웃 제공”이 침해 판단에서 면책 사유가 될지는 이번 의견에서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최종 판결에서 이 지점이 어떻게 다뤄지느냐가 실무의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 지금 중요한가 — 답변이 검색을 대체하는 순간

이 사건이 단순한 소송 하나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챗봇 답변과 언론사 비즈니스 모델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AI가 기사 요약을 먼저 보여주면 사용자는 원문을 클릭할 이유가 줄어들고, 언론사 입장에서는 트래픽과 광고 수익이 함께 줄어듭니다.

EU는 2019년 디지털 단일시장(DSM) 저작권 지침 제15조로 언론 출판물에 대한 인접권을 도입했고, 회원국들이 이를 국내법으로 옮겼습니다. 이번 사건은 그 조항이 챗봇 답변에도 적용되는지를 다투는 첫 사례입니다. 검색 결과 스니펫을 넘어, 생성형 답변까지 규제 범위에 들어오는지가 걸려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AI 요약과 언론사 콘텐츠 사용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EU에서 기준이 먼저 서면, 글로벌 서비스를 운영하는 쪽은 EU 기준을 전제로 제품을 설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향 — 사용자·개발자·자동화 운영자

사용자 입장: 당장 제미나이 화면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EU 지역에서 뉴스 관련 질의에 대한 답변에 출처 링크가 더 강하게 붙거나, 원문 인용이 짧아지는 방향의 조정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기사 요약을 길게 뽑아주던” 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개발자·서비스 운영자: 실무 영향이 가장 큰 쪽입니다. 뉴스·블로그 콘텐츠를 검색해 답변을 만드는 RAG 구조라면, 아래 세 가지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 원문 표현의 복제 금지: 검색 결과 본문을 그대로 프롬프트에 넣고 “요약해줘”라고 지시하면, 출력이 원문 표현을 따라갈 위험이 커집니다. 사실만 추출하고 표현은 새로 쓰도록 프롬프트와 후처리를 분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접근 경로의 적법성: 유료 기사 우회, 로그인 벽 뚫기 같은 수집 방식은 이번 의견에서 명확히 위험 구간으로 지목됐습니다. 크롤러 정책과 robots.txt, 라이선스 계약을 근거로 남겨두는 것이 방어 자료가 됩니다.
  • 반복 제공 구조 점검: 같은 질의에 대해 같은 기사 내용이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구조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캐시·템플릿·자동 요약 파이프라인이 특정 매체 콘텐츠를 습관적으로 되풀이한다면, 그게 바로 “체계적 재현”의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업무 자동화 운영자: 뉴스 클리핑, 경쟁사 모니터링, 산업 동향 요약 같은 자동화 파이프라인을 돌리는 경우라면 영향권입니다. 사내 보고용 요약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그 요약을 외부에 공개하거나 재배포하는 순간 성격이 달라집니다. 출처 표기와 인용 범위 규칙을 파이프라인 안에 명시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전망 — 구속력은 없지만 방향타는 된다

법무관 의견은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최종 판단은 CJEU 재판부가 합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법무관 의견이 판결의 방향을 상당 부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히고, 실제로 상당수 사건에서 그 흐름이 유지돼 왔습니다. 최종 판결까지는 통상 몇 달에서 1년 안팎이 걸리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입니다.

  1. “표현의 재현”을 어디까지 볼 것인가. 요약문이 어느 정도까지 원문과 닮으면 침해인지, 그 경계를 법원이 수치나 기준으로 제시하는지가 핵심입니다.
  2. 옵트아웃의 효력. 구글이 내세우는 퍼블리셔 컨트롤이 책임을 면하게 하는 장치로 인정될지, 아니면 사후 조치에 불과하다고 볼지.
  3. 라이선스 시장의 재편. 판결이 언론사 쪽으로 기울면, AI 기업과 매체 간 콘텐츠 사용 계약이 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구글 손을 들어주면 “옵트아웃 + 요약” 구조가 사실상 표준으로 굳어집니다.

정리 — 지금 확인해야 할 것

  • 2026년 11월 3일, CJEU 법무관은 학습은 TDM 예외로 허용, 답변을 통한 재현은 조건부 침해 가능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 침해 판단 기준은 접근의 적법성 · 표현의 재현 정도 · 반복적 제공 세 가지입니다.
  • 의견은 구속력이 없고, 최종 판결은 CJEU 재판부가 내립니다.
  • 뉴스 콘텐츠를 다루는 AI 기능을 운영한다면 원문 표현 복제 회피, 수집 경로의 적법성, 반복 재현 구조를 먼저 점검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요약 결과를 외부에 재배포하는 자동화라면 출처 표기와 인용 범위 규칙을 문서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학습은 괜찮고 출력은 다르다”는 이번 의견의 구분은, 앞으로 AI 제품을 만들고 운영하는 쪽에 꽤 실질적인 설계 지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모델 성능보다 답변을 어떻게 조립하느냐가 법적 리스크를 가르는 시대가 된 셈입니다.